아름다운 시

김춘수의 능금

미로mirror 2010. 11. 12. 09:53
능금/김춘수

 

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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능 금  /  김춘수   



그는 그리움에 산다.
그리움은 익어서
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
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.
그리움은 마침내
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.
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 바닥에
눈부신 축제의
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.



이미 가 버린 그 날과
아직 오지 않은 그 날에 머문
이 아쉬운 자리에는
시시각각의 그의 충실만이 익어간다.
보라,
높고 맑은 곳에서
가을이 그에게
한결같은 애무의 눈짓을 보낸다.



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
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
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
푸르게만 고인
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.
우리들 두 눈에 그득히 물결치는
시작도 끝도 없는
바다가 있다.


   the violent coloured mountains/Mikis Theodorakis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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